수량이 늘면 단가가 낮아지는 가격표에서도 총액을 구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주문 수량이 속한 구간의 단가를 모든 수량에 적용하는지, 각 구간에 들어간 수량을 따로 계산하는지에 따라 답이 바뀝니다. 가격표를 설명하는 글은 이 계산 범위를 먼저 밝혀야 합니다. 표의 마지막 줄에서 가장 낮은 단가를 찾았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주문의 금액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계산 원리를 보여 주기 위한 가상 조건을 사용하겠습니다. 같은 상품을 10개까지 주문하면 개당 1,000원이고, 11개부터는 800원이라고 적혀 있다고 가정합니다. 실제 판매가나 할인 행사를 소개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이 두 줄만으로 12개 주문의 총액을 확정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빠진 설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총수량으로 구간을 하나 고르는 방식이라면 12개 모두에 800원을 적용하여 9,600원이 됩니다. 반면 처음 10개에는 1,000원씩, 그다음 수량에만 800원씩 적용하는 방식이라면 10,000원과 1,600원을 더한 11,600원입니다. 단가와 수량을 잘못 옮기지 않아도 곱하는 대상이 달라 두 결과가 생깁니다. 어느 방식이 판매자의 실제 조건인지는 편집자가 유리한 금액을 골라 정할 수 없습니다.
담당자에게는 ‘수량 할인인가요’라는 넓은 질문보다 구체적인 주문량을 제시합니다. 가상 표의 10개, 11개, 12개 주문을 각각 어떤 식으로 계산하는지 확인하면 구간 선택과 적용 범위가 드러납니다. 확인한 규칙을 가격표 가까이에 문장으로 적고, 해설에는 그 규칙대로 수량을 배분한 계산을 보여 줍니다. 초과분만 낮은 단가를 적용한다면 어느 수량까지 앞 단가가 유지되는지도 읽혀야 합니다.
총액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도 그대로 따져 봅니다. 위 가정에서 모든 수량에 새 단가를 적용하면 10개는 10,000원, 11개는 8,800원이 됩니다. 수량이 늘었는데 합계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오타라고 단정하거나, 보기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초과분 방식으로 고쳐 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규칙을 운영하는지 확인할 장면입니다. 규칙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계산 예시도 확정 요금처럼 게시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수량을 합칠 범위를 확인합니다. 같은 상품의 한 주문을 기준으로 한 표인지, 서로 다른 상품까지 합산하는지, 나누어 접수한 주문도 묶는지에 따라 선택할 구간이 달라집니다. 여러 품목의 숫자를 더할 수 있다는 조건이 없는데 장바구니 총수량을 표에 대입하지 않습니다. 표가 상품별 계산만 설명한다면 해설도 그 범위를 유지합니다. 세금이나 배송비 등 다른 금액은 확인된 조건에 따라 별도로 다루며, 상품 계산값을 곧바로 최종 결제액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검수자는 표를 보고 구한 값과 해설의 계산을 같은 가상 수량으로 대조합니다. 어느 줄의 단가를 몇 개에 적용했는지 설명할 수 있으면 숫자의 출처가 분명해집니다. 단가가 바뀐 뒤에는 예시의 중간 계산과 합계도 다시 계산합니다. 수량별 가격 안내의 핵심은 낮은 숫자를 강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독자가 자신의 주문에 적용할 구간과 그 단가가 닿는 수량을 함께 찾게 하는 데 있습니다.